억지로 지고 간 십자가
광주지산교회 장로 박형동/ 시인
마침 나는 보았네.
어떤 죄인이 십자가를 지고 가는 것을
누구일까, 무슨 죄를 지었을까.
채찍에 맞아 쓰러지고 또 쓰러지며
죽음의 언덕을 올라가는 죄인
그 무거운 십자가를
죄 없는 내가 왜 대신 져야 하나.
수많은 구경꾼들 중에 하필 내가 져야 하나.
불평을 가득 지고 가다가 돌부리에 넘어졌네.
땅바닥에 쓰러져서 나는 보았네.
매정하게 내려치는 채찍 너머로
선하고 자비로운 임의 얼굴에서
미워하고 정죄하며
거짓과 위선으로 가득 찬 내 마음에
피눈물로 방울방울 뚝뚝 떨어지는 하늘 사랑을
아, 나는 알았네.
내가 그의 십자가를 지고 온 것이 아니라
그가 나의 십자가를 지고 왔다는 것을
이 십자가로 나와 내 집이 구원을 얻으며
대대로 하늘 사랑과 평화가 넘칠 것을
골고다 언덕에 세워진 십자가
임의 울부짖음에 성전의 휘장도 찢어지고
어둠 속에서 쏟아지는 하늘의 눈물
죄악으로 더러워진 내 몸과 맘을 씻어내고
햇살보다 따사롭게 쏟아지는 임의 눈빛을 보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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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없이 붙잡혀 십자가를 지고 간
구레네 시몬이 부럽습니다.
그 십자가로 인해 자자손손 대대로 믿음의 명가를 이룩한
루포의 아버지 구레네 시몬이 부럽습니다.
나에게도 누군가가 억지로라도 십자가를 메워주면 좋겠습니다.
그 십자가를 메고 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