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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검다리(2)

커뮤니티박형동2011.03.10조회 2374

 

        징검다리(2) 


                                                                        박형동/ 광주지산교회 장로

밟히거라. 

모서리가 다 닳도록

더 밟히거라.


차가운 물속

저 밑바닥에 뿌리를 박고

거센 물살에도 흔들리지 말아라.

오랜 세월에도 무너지지 말아라.


가난을 벗어날 길도 없는 사람들

무거운 짐을 지고 기우뚱거리며

이 샛강을 건너가야 하리니


너마저 흔들린다면

너마저 무너져 버린다면

우린 누굴 딛고 슬픈 세상을 건너가랴

우린 누굴 믿고 머나먼 길을 걸어가랴


지친 두 다리로

징검징검 건널 수 있도록

보폭만큼 뚝뚝 떨어져서

네 자리를 지켜라


천근만근 짐을 지고 가는

하찮은 사람들의 발길에 밟힌다는 것이

얼마나 낮아지는 일이고

얼마나 참기 어려운 일이냐만


그래도 밟히거라.

물살이 흐르고 세월이 무너져도

말없이 자리를 지키는 그 날까지는

힘겨운 짐꾼들이 뚜벅뚜벅

이 샛강을 건너야 하리니

물살 여울지는 이 샛강을 건너야 하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