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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 1 = 0이다

커뮤니티박형동2011.03.24조회 2240

 

100 - 1 = 0이다

                                                      

  수학이란 철학적 깊이에 이르도록 심오한 것이다. 수학적으로 사고하고 해결하려는 생활 태도가 습성처럼 몸에 배어 있는 사람은 모든 일을 원칙에 따라 빈틈없이 처리하려고 한다. 왜냐하면 수학은 예외가 없으며, 답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1+1=2요, 100-1=99이다. 다른 답은 있을 수 없는 것이 수학의 세계다. 그런데 세상일은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최근에 황우석 교수의 연구 논문의 진위문제로 온 나라, 아니 세계가 떠들썩하고 있다. 사람들은 이 사건의 추이를 바라보면서 안타까워하고 마음 아파하며 믿을 수 없는 세상을 탓하기도 한다.

  나는 이 사건을 보면서 깊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은 예사 생각이 아니라 삶에 있어서 ‘100-1=99가 아니라 0이 되어버린다'는 진리를 발견한 것이다. 사람들은 빨리 남보다 앞서 가기를 원한다. 높이, 많이 이룩하기를 원한다. 개인이나 기업이나 국가의 경쟁력은 누가 먼저 유익한 정보를 획득하느냐와, 누가 한발 앞서 기술을 개발하여 특허를 받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세상이다. 즉,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경쟁의 요체가 되어버린 것이다.

  흔히들 한국인의 속성을 ‘빨리빨리'라고 말한다. 그것은 단점일 수도 있고 장점일 수도 있다. ‘빨리빨리’가 때문에 성수대교나 삼품백화점이 무너지고, 매사가 졸속으로 이루어져 고치고 또 고치다 보면 누더기 같은 꼴이 되기도 했다.

  이러한 속성은 과거 농경사회나 산업사회에서는 단점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지만, 정보화 세계화 사회에서는 커다란 장점으로서의 기능을 하기 시작했다. 한국의 경제 발전 속도는 세계에서 찾아보기 드문 것이었으며, 특히 IT산업을 비롯한 첨단 기술 분야에서는 놀라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단숨에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국가로 군림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속에서도 정신없이 변화 발전하는 가운데 인간의 삶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이 일어나고 있다. ‘천천히 걷자’는 것이다. ‘느리게 가자’는 것이다. 그래서 자전거가 등장하고 웰빙이 등장했다.

  거대한 댐도 아주 작은 구멍이 나면 무너진다. 만 명의 군인들이 철저하게 지켜도 한 사람의 파수꾼이 잠들면 그 군대는 패배하고 그 나라는 망한다. 황우석 박사의 맞춤형 배아 줄기세포의 기술적 수준이 초절의 수준에 이르렀지만, 너무 서둘렀기 때문에 미흡한 연구 결과를 억지로 꿰맞추다가 모든 것이 무너져버린 것이다. 결국 100-1=99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 하나 때문에 모든 것이 무너져버리고 고통과 후회만 남게 된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하나의 중요성을 느낀다. 그 하나가 전부인 것이다. 그 하나는 무엇일까? 기본이다. 양심이다. 수학이나 산수 이전에 우리가 유치원에서 배운 것들이다. 우리 모두가 그 하나를 돌아보는데서 출발해야 한다. 우리 모두 한 걸음 한 걸음을 튼실하게 걸어야 한다.

(호남신문 2007년 11월 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