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과 부정
박형동/ 시인
인간이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를 합의하고 추진하는데 있어서 꼭 필요한 것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일을 추진하는 지도자나 권위자가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협력하는 것이요, 하나는 그 지도자나 권위자가 잘못 가고 있을 때 이를 지적하여 바로 가게 하는 것이다. 둘은 모두 꼭 필요하기 때문에 어느 것이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하다고 우선순위를 논할 수 없다.
개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보고, 그 성취에 대한 신념을 가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동시에 자기가 제대로 된 목표를 향해서 잘 가고 있는가에 대한 검토와 반성 역시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긍정적 시각과 비판적 시각은 두 개의 수레바퀴와 같은 것이다.
초, 중, 고등학교의 교과서를 살펴보면 비판정신을 많이 강조하고 있다. 시민교육과 관련지어서는 더더욱 그렇다. 즉, 비판적 태도와 개혁운동을 시민의 중요한 덕목으로 강조하면서 긍정하고 협력하는 태도와 삶의 자세는 흘려 지나가고 있다. 이는 자유와 권리를 얻기 위한 투쟁의 민주주의 역사를 가르치려는 흐름에서 나오긴 했어도, 오늘날 민주사회에 대한 긍정의 중요성은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사회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시민단체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지만, 대체로 사회의 부정과 비리를 파헤치는데 치중하고 인간사회 현상과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려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이들을 키울 때 어느 한 편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잡힌 사고방식과 가치관을 갖도록 교육해야 한다.
비판과 부정은 긍정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현상 그 자체에 대한 비판은 보다 나은 현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이지, 그 현상을 무너뜨리기 위한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비판할 때에는 그 비판이 옳은 것인가? 시의적절한가? 상대방이 그 비판을 수용할 능력과 여건을 갖추고 있는가? 그 비판이 상대방을 세울 것인가, 아니면 무너뜨릴 것인가를 헤아려 보아야 한다. 즉, 비판은 옳아야 하고, 필요해야 하고, 덕을 세우는 것이어야 한다.
비판을 위한 비판, 상대방을 넘어뜨리기 위한 비판, 자기를 세우려는 비판은 없어야 한다. 그러한 비판은 상대방을 죽임은 물론, 자기를 죽이고 공동체까지 죽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판에는 긍정에 대한 진정성이 필요하다. 우리 국민들이 여야의 대립에 있어서 식상하는 것은 비판하는 그들의 말이 틀려서가 아니라, 비판하는 동기가 순수하지 못해서이다.
비판은 흔히 부정으로 가는 지름길이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비판보다는 긍정에 주목해야 한다. 믿어주고, 협력하고, 칭찬하고, 세워주는 삶이 필요하다. 공동체의 일이든 개인의 일이든, 확신과 신념은 꼭 필요하다. 꿈을 꾸었으면 그 꿈에 대한 긍정적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인간의 모든 성취는 이 신념과 확신에서 왔다. 굳이 올림픽 경기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인간의 신념과 확신, 그리고 일치단결하는 협동에 의해 불가능하리라고 생각되었던 장벽들이 무너졌던 것이다.
부정은 불행과 갈등의 친구이지만, 긍정은 행복과 평화의 친구이다. 부정적인 사람은 어떤 축복과 행운 속에서도 결코 자신도 이웃도 행복하게 할 수 없고, 긍정적인 사람은 어떤 고난과 환경 속에서도 해결할 길과 행복을 잃지 않는다. 이것은 불변의 진리다.
지금 온 나라가 어수선하고 경제사정이 매우 어렵다. 그러나 우리 한국은 다시 일어선다. 우리는 서로 믿고 서로 칭찬하고 서로 협력하는 자세와, 자신에 대한 긍정적 사고와 신념을 갖자. 그리고 우리의 밝은 내일을 믿고 서로서로 손잡고 나아가자!
(호남신문 2008년 8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