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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동산에서 오대양육대주로

커뮤니티박형동2011.04.02조회 2534

 

                    풀꽃동산에서 오대양육대주로

                                                                         -광주지산교회 설립 50주년 기념 축시

                                                                박형동 시인


그가 오셨네.

무등산 자락의 풀꽃동산으로

비탈진 언덕에 거처를 마련하시고

작은 씨앗들을 뿌리셨네.

흙은 메마르고 비바람 거세게 몰아쳐

그 싹들은 시들기도 하고 부러지기도 했으나

그가 다시 그 싹들을 가꾸시고 북돋우셨네.

이제는 겨자넝쿨을 이루고 로뎀나무로 자라

지친 새들이 깃들고 고단한 사람들이 그 그늘 아래 쉬게 되었네.

한 포기 무성한 넝쿨을 이루고 한 그루 거목으로 서기까지

벌레 먹고 병들기를 거듭하며

바위틈을 비집고 깊은 뿌리를 내렸네.


땀방울이 비 오듯 쏟아지고 뜨거운 눈물이 고인 곳

여윈 소나무 뿌리를 부여잡고 밤 새워 기도하던 곳

가난한 이들이 지친 몸의 수고와 고통을 내려놓던 곳

상하고 짓밟힌 마음들이 서로 기대고 쉼을 얻던 곳

언제나 비좁고 누추했지만 그곳 밖에는 없었네.


아무도 이들을 눈여겨보지 않았고

아무도 이들의 외침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았지만

곁에는 항상 그가 계셨네.

그가 보시고 그가 들으시고 그가 지키시며

일만 팔천이백예순 날 하루하루를

너머지고 일어서고 너머지고 또 일어서고

그렇게 자란 나무


이제는 빛고을의 느티나무로 우뚝 섰으니

사람들아! 모여라. 이 그늘 아래로

뙤약볕을 가리고 소나기를 피하며

여기서 쉼을 얻으라.

우린 저 멀리 지구를 한 바퀴 돌아올 때까지

다시 일만 팔천이백예순 날 하루하루를 힘차게 비상하리니

그때엔 슬픔과 아픔과 눈물이 없고

그때엔 너와 나의 구별이 없어지리라.


그의 이름이 온 땅에 햇살처럼 비취고

그의 사랑이 온 땅에 단비처럼 내리며

그의 생명이 온 땅에 푸르게 돋아나리라.

붉은 중국 땅에도

필리핀의 밀림 속에도

베트남의 가난한 마을에도

저 멀리 독일 땅 함부르크에도

그리고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의 메마른 영혼에도

그의 영광이 온 땅에 가득하리라.


우리의 사랑 지산교회여!

우리의 소망 지산교회여!

우리의 행복 지산교회여!

그대의 이름 또한 영원하리니!

그대의 이름 또한 온 땅에 영원하리니!